5. 약쑥(Wormwood & Mugwort)
5. 약쑥 (Wormwood & Mugwort)
쑥은 동양과 서양에서 약재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로마 시대에는 길가에 많이 피어 있는 쑥을 뜯어 신발에 넣었다고 하는데요. 장시간 걸을 때 발의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소화가 되지 않을 때 소화제로 쓰기도 했는데요. 쑥을 이용해 쑥 와인을 만들어 식사 때 반주로 마시기도 했습니다.
영문명(Wormwood)에서 알 수 있듯이 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저녁때 마당에 모두 모여 모닥불을 피워 놓고 놀곤 했습니다. 그때 모기를 퇴치한다고 쑥을 잔뜩 뜯어 태운 기억이 나네요.
쑥 잎에는 구충 역할을 하는 성분이 있으며 식욕을 촉진하고 전통적으로 산후 간과 자궁 건강 회복을 위해 쓰였습니다. 신경을 안정시키고 생리를 원활하게 해주는 허브이기에 여성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오한과 고열이 있을 때도 쑥을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하며, 한의원에서 침을 놓을 때 바늘 끝을 쑥을 태운 불로 소독하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쑥의 뿌리와 잎을 이용해 차를 끓여 먹을 수 있습니다. 물 500㎖에 5~10g의 쑥 뿌리를 우려내어 마시면 식욕을 돌게 하여 소화를 돕고 헛배 부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생리통을 완화할 수 있으며 해열 작용이 있어 속을 편하게 해줍니다. 쑥 잎을 이용할 시 반 컵 정도의 물에 쑥 잎을 우려낸 차를 식 후 마시면 순한 소화제로 작용하여 소화를 원활하게 해줍니다. 멍과 벌레 물린 곳의 통증을 완화하는데 쑥 찜질을 하면 좋습니다. 쑥을 우려낸 물을 수건에 적셔 찜질을 해주면 긴장했던 근육들이 잘 풀리게 되지요. 진드기와 같은 벌레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목욕 시 쑥을 우려내 사용하면 청결뿐만 아니라 항균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누뿐만 아니라 세정제에 쑥 성분을 넣어 만드는 이유도 쑥의 효능 때문입니다. 쑥의 효능이 비누에 녹아들어 우리 피부를 보호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지요.
쑥도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약쑥, 인진쑥(사철쑥), 개똥쑥 등 이름도 참 시골스러운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많은 쑥 중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약쑥(애엽)입니다.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인병 치료에 잘 활용되는데요. 아랫배가 찬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어 자궁 출혈, 임신 중 출혈에 효과가 있으며 생리통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여성용 좌욕에 쑥을 이용하는 것도 이런 성질 때문입니다. 하지만 열이 많은 체질에는 좋지 않으니 본인의 체질을 염두하고 활용하셔야 합니다. 약쑥은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보습효과가 있어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고 살균효과가 있어 뾰루지 같은 정체 모를 트러블도 진정시켜 주는데요. 몸 안에 쌓인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효능이 있기에 피부가 맑아지는 것을 눈으로 보실 수도 있으십니다.
인진쑥(사철쑥)은 약쑥과 다르게 찬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이 차거나 마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데요. 오히려 몸집이 있으시거나 열이 많은 체질에는 맞는 쑥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습열 황달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누런 땀을 배출해 옷이 누렇게 되는 사람에게도 가벼운 황달 증상으로 여겨 인진쑥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물론 무턱대고 황달 증세가 있을 때 인진쑥을 드시기 보단 한의사와 상담한 후 섭취하셔야 합니다.
개똥쑥은 청호라는 약명이 있으며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으로 이질, 소화 불량 등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또한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치료제인 “아미테신”에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화학물질을 넣고 백혈병 세포에 투여해보니 암 세포가 죽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또한 다른 종류의 쑥과 마찬가지로 피로회복, 면역력을 조절해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열이 많이 나거나 몸의 염증을 가라앉히고자 할 때 섭취하면 좋습니다.
오늘은 수증기증류법을 통해 마른 쑥을 이용해 워터를 직접 추출해 봅니다. 일반 플로랄 워터를 추출하는 방법과 동일합니다. 직접 물이 끓을 통에 정제수를 채운 후 긴 원통에 마른 쑥을 채워 넣습니다. 서로 잘 연결하여 가열해 줍니다. 정제수가 끓어올라 꾹꾹 눌러 담은 마른 쑥이 가득한 원통을 지나가면서 수증기에 쑥의 성분들이 녹아 나옵니다. 수증기들은 냉각수관을 지나며 액체 형태로 나오게 되는데요. 금세 증류기 주변이 깊은 쑥 향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쑥 워터는 스킨의 베이스로 써도 좋은데요. 수증기증류법을 통해 추출해낸 워터는 보통 화장품에 사용되는 추출물과는 다릅니다. 따뜻한 쑥 워터를 미스트 통에 담아 얼굴에 뿌려봅니다. 마치 봄이 찾아온 듯 너무 산뜻하네요. 앞으로 다양한 허브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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